지불하고 싶은 비용만큼 내고 집행할 수 있는 광고나 마케팅 상품이 있다면 어떨까?
광고 성과 보고서를 제공 받지 못하는 언론사(종이 신문)에 광고 예산을 왜 그토록 많이 사용하십니까? 최근 만났던 어느 기업 광고 담당자에게 물었다. 마케팅 실무자들은 온라인에 예산을 더 많이 배정하고 싶은데(실제 이 광고주의 타깃은 절대적으로 모바일에 몰려 있음) 의견이 강한 내부 임원들이 지면 광고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바꾸지 못한다고 한다.
그 배경에는 언론사와 관계 유지 때문인데 임원 다수는 이직하더라도 거래하는 언론사는 바뀌지 않는다. 광고를 주지 않으면 은근히 ‘까는 기사’가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사안에 대해 사실 확인 여부를 떠나 1년 중 가장 중요한 시기에 기업이나 해당 업종 전체에 불리한 기사가 나가면 타격을 받는다. 억울하다 항변할 힘도 없거니와 그러는 사이 고객 모집 시즌은 끝나고 자칫 1년을 그냥 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면에 낸 광고 효과가 있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주고 있다는 얘기다. 언론은 지금보다 더 높은 광고비를 받을 수 있도록 개선이 가능함에도 아직은 변화를 시도하는 곳은 없는 것 같다.
수익 없이 운영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 언론사에 광고는 중요한 수익원이다. 광고를 받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정확히 측정해서 보여 주고 그에 부합하는 광고 단가를 책정해 보자는 것이다.
방송은 돈이 돼야 지속될 수 있다. 나영석 브랜드는 단숨에 광고 단가의 변화를 가져왔다. 통상 이 시장은 뷰당 3~4원(CPM으론 3000~4000원)이다. 1000만 뷰를 기록해도 광고는 3000만 원~4000만 원이고 관계자들과 나누면 1000만 원 남짓 손에 쥔다. 그런데 나영석은 25원(CPM 기준 2만5000원)이다. 1000만 뷰면 광고 매출이 2억5000만 원이다.
‘1박 2일’의 제작비가 7000만 원~1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는 CJ E&M의 주장은 거짓이 아닌 셈이다. 20회가 모두 공개되고 예상대로 1억 뷰를 기록한다면 광고 매출만으로 25억 원이다. 플랫폼과 수익을 5:5로 배분한다면 순이익은 12억 원 정도다. PPL까지 염두에 두면 규제가 심한 케이블 방송을 해야 할 이유가 없다. 돈이 안된다던 MCN 시장이 오히려 돈이 된다. 포스트TV가 가까이 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출처> 신서유기, 포스트 TV 신호탄 될까?
뷰당 3~4원이 업계 가격이었던 것을 나영석은 25원으로 만들었다. 이것이 시장 논리다. 그가 만약 <나영석>이란 스타PD 이름으로 승부를 걸었더라면 이런 결과를 낼 수 있었을까?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기때문에 이 정도 단가는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업계 룰은 기존의 네임벨류에의한 광고비용도 결정되는 방식이었다.
지금 MCN에 참여하고 있는 영향력자들은 어떤가? 유튜브, 아프리카TV, 페이스북에서 인기를 얻은 운영자들 얘기다. 지금은 네이티브 광고와 MCN이 마케팅 업계의 관심 중심에 있고 희소성 때문에 광고 단가를 인지도로 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의 인기와 마케팅 트렌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변한다.
기업 광고주는 그 자리 그대로 있지만 고객 취향은 변한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바뀐다.
인기 스타 BJ들이 대형 매니지먼트에 소속되어 활동하게 되면서 기업 전문가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그만큼 광고 단가는 높아질 것이고 그들의 창의성은 기업 수익 뒷전이 될 수도 있다. 공중파 TV에서 불가능 했던 일들이 케이블에서는 쉽게 가능해졌고, 공인이 만드는 프로그램에 식상한 대중은 일반 개인들이 자유롭게 만들어 올리는 영상이 정서적으로 공감이 더 깊이 된다.
MCN 사업이 오래 지속될 수 있을려면 그들 스스로 퀄리티 관리를 투명하게 해야 할 것이다. 인기 스타 BJ, A가 운영 중인 채널에 광고를 하려면 최소 얼마라는 단가를 책정하고 있다.
이 단가는 BJ 인기에 따라 책정하는데 매 주 또는 일정 기간 동안 평가를 갱신해야 현실적이지 않을까. 이를 테면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DAU(Daily Active User), 이 기간 동안 시정했던 팬 성향과 11월 16일~26일 사이에 접속한 팬의 성향은 다를 수 있다. 실제 측정해 보면 대부분 다르다. 광고 단가에 이런 부분에 대한 얘기는 누구도 하지 않는다.
물론 KPI 기준이 다를 수 있다. 팬 성향 관계 없이 노출을 많이 시켜주는 것이 광고주가 바라는 것이라면 팬 성향과 DAU보다 노출 회수(impression)가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방식이라면 과거 종이 신문들이 했던 것과 뭐가 다른가? 관심도 없는 사람들에게 광고를 보여주고 그들이 고객이 되어 주길 기대하는 마케팅은 이제 그만 둬야하지 않을까.
지난 주까지는 괜찮은 타깃 오디언스를 확보하고 있었던 커뮤니티 페이지였지만 이번 주에 반응 보인 사람들 취향이 캠페인과 맞지 않다면 광고비를 할인해 달라고 역 제안할 수 있으면?
<추가>
글 작성 후 오늘 기사에 이런 글이 있다. 광고시장이 경제기사를 흔드는 현실 바꿔야
우리나라의 경제관련 뉴스나 보도를 통해 진보와 보수, 광고주의 압력에서 온전히 자유로운 진단을 기대하긴 어렵다. 때로는 경제 뉴스 프로그램에 들어오는 협찬 때문에 경제 분석 내용이 뒤집히기도 한다.
광고시장이 경제기사를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