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장에 늦게 도착할까 염려 되어 막힌 홍대 사거리 차안에서 급히 문자부터 보냈다. 도로 상황이 늦을 것 같으니 수강생들께 양해를 구해 달라는 문자를 보내고 밖을 보니 대학생 커플 한무리가 지나간다.
미래 부모들이다. 젊고 패기 있고 한창 공부할 때. 어깨가 쳐진 남학생도 있고, 자신이 세상 최고의 것을 가지고 여자 친구를 점령한 듯 허세를 부리는 학생과 오로지 외모 가꾸기에만 관심 있다고 자랑하듯 요란한 여학생도 보인다. 주변의 타인을 의식하거나 미래 삶에는 관심 없어 보인다.
‘내 아들이 저런 아가씨 안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순간했다. 이제 중학교 입학하는 놈 두고 오지랖이다.
내가 이런 생각을 갖는 이유가 있다. 시골에서 올라 와 서울에서 15년을 살았지만 이 곳의 교육수준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보니 ‘싸가지’ 없는 부모가 너무 많았다.
그런 부모들의 그 위 부모를 보니 이해가 되었다. 저만 알고, 남의 아픔에 공감할 줄 모르고, 끼리 끼리 담합해 약자를 무시하는 부류에서 자란 부모들이다. 돈도 많고 좋은 대학에 유학까지 다녀 온 멀쩡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써가지가 없다. 애초에 밥상머리 교육은 고사하고 학교에서도 선생을 쥐락펴락하며 키웠을 것이다.
지들끼리 저러고 살면 된다. 그런데 세상이 어디 그렇던가. 어쩔 수 없이 부딪히고 섞여 살아야 한다.
교육(가정과 학교)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미래는 암울하다. 지식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 한다. 지나친 지식 습득 경쟁이 교육을 더 해롭게 한다.
여러분은 세상에 소중한 사람이다. 미래의 당신 자녀에게 척도가 되어야 할(한 순간일지라도) 중요한 사람이다. 가꾸어라. 성찰하고, 당신 인생에 당신 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지식도, 외모도, 돈도 당신보다 소중하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