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의 횡포, 얼마나 참아 줘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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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zinic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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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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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에서 ‘없어졌으면 좋겠어요’를 검색했다가 놀랬다. 네이버(Naver) 검색 결과에 ‘엄마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동생 같은거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 ‘형이라는 인간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가 나온다. 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건 이런게 아니였는데 막상 보고 나니 마음이 더 무거워 진다. 세상에 엄마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니…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것이 있을 것이다. 너무 많아 정리가 안 될 만큼이나 많겠지만(나 역시도) 범죄 행위같은 무거운 소재는 아니더래도 평소에 좀 없어졌으면 했던 것이 2가지다. 생각해 보니 이 주제로 설문 조사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첫째, 마음 보다는 체면, 형식 때문에 명절이나 무슨 날 같은 때에 챙기는 선물(기업도 마찬가지)
둘째, 우리 사회의 “갑”으로 분류되는 쪽에서 “을”에게 너무나도 당연한 듯이 쉽게 내뱉는 부당한 요구가 그것이다.

선물…듣기만 해도, 상상만 해도 얼마나 기분 좋은 것인가? 기분 좋아야 할 이것이 스트레스 원인이 된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 서로 안 주고 안 받으면 안 되겠나 싶을 정도로 의미 없은 것들이 오간다.

명절이면 거래처 사장한테 양주 한 병이라도 보내 주는 것이 미덕이였던 때는 이제 지났다고 보는데 아직도 그런 곳들이 있다. 고마운 마음을 전하겠다는 그 뜻까지 잘 못 되었다고 비난하고 싶진 않지만 받는 사람쪽에서는 작은 것에라도 신경 쓰이고 그래서 받기 싫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감정 노동자’ 들이 겪는 일상을 취재한 기사를 읽었다 . 특급호텔 카지노 딜러로 근무하면서 돈 잃은 고객이 던진 재떨이에 맞고, 멱살이 잡혀도 ‘사랑합니다 고객님’을 외쳐야 하는 사람들, 백화점 쪽 팀장이 불러내면 어김 없이 달려가 술 따르고 노래까지 불러줘야 하는 입점 브랜드 매니저들. 개인적 아픔이 있어도 조직을 위해(상품을 위해) 언제나 고객 앞에서는 웃어야 하는 이들을 ‘감정 노동자’ 라 한다. 참 많이도 낯설고 듣기 불편한 단어다.

서비스 직종에 계신 분들이 내 얘기를 들으면 웃을 지도 모르겠지만 감정 노동자 그들의 삶이나 계약서상의 “을”들이 겪는 그것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바이럴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재밌는 점을 보게 된다. 광고주 브랜드에 대해서 별로 관심도 없었고 좋게 평가하지 않았던 리뷰어가 본인이 직접 사용해 보고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사람들 보다 더 그 열렬히 광고주 브랜드를 좋아하게 되는 케이스와 반대로 이미 수 년간 광고주 상품을 이용해 왔던 사람이 직접 체험하는 과정에서 안티로 변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안티로 돌변하는 원인을 보면 제품 자체의 결함보다는(이미 그 전부터 이용해 왔던 제품이기에 자잘한 결함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을 것임으로 문제되지 않음) 그 기업의 철학, 소비자 또는 직원에 대한 마인드를 읽고나서 실망한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피죤과 귀뚜라미 보일러가 이런 케이스.

수 만명 이상의 직원을 거느린 브랜드들의 연중행사 중 하나가 일명 ‘직원특가 이벤트’다. 말이 이벤트지 강매나 다름 없다. 처음 한 두번이야 자신과 주변인들이 협찬(?)이 가능하겠지만 무슨 때만 되면 요구하는 행태 만큼은 없어졌으면 좋겠다.

최근에 우리도 비슷한 요구를 받았는데 개인적으로 아주 오랫동안 이용해 왔던 브랜드지만 이럴 때에는 정말 싫어진다. 그냥 한번 사용하고 버릴 물건도 아니고 아이들 교육에 관련된 건은 부모 입장에서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는다. 지인의 소개 건이기 때문에 그 동안 본인들이 진행했던 학습방식, 교재를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지난번 부탁드렸던 건에 대해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이세요” …담당자가 보내 온 메일 마지막 문장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의 말은 이렇게 바꿔야 한다. “내가 본사에서 할당 받은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을”인 너희 지원이 필요하니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라”

나를 더 당황스럽게 만든 것은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문자를 같은 기업의 또 다른 부서에서 이틀 연속 보내 온 것이다.

이 정도면 그 조직 전체에 같은 메세지를 뿌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관련 하청 업체(자)들 한테도 우리와 똑 같은식의 내용을 전달했을 것은 뻔하다.

이것을 거부하면 거래에 불이익이 올 것이란 정도는 “을”이라면 직감적으로 알지만 ?계약 내용 업무 이외의 “갑”의 요구에 맞춰 주기 싫은 이 생각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갑”과의 주 계약인 마케팅이나 컨설팅 관련 업무에서는 그들이 먼저 요구하지 않아도 성과 개선에 도움이 된다 싶으면 먼저 제안하고 실행해 주고 있다. 그들이 이런 점을 고맙게 생각하지도 않지만 “갑”을 위해서기도 하지만 우리 직원들 마인드와 실력 배양에 도움 되기에 다소 어려운 미션이더라도 지원한다.

하지만, 업무와는 관계 없는 일을 너무나도 당연하게(솔직히, 생각이 없는 사람으로 보일 정도로 뻔뻔스럽게) 요구하는 것은 ?참아 줄 수가 없다. 일을 하다 보면 인지상정이라는 것이 있다. 현명한 사람은 상대를 부릴려고, 명령하려고 하지 않는다. 부탁하는 방법을 안다.

이번 건으로 거래 중단이 통보되고 우리 매출이 좀 줄어들지도 모른다. 지금까지의 그들의 속성으로 봤을 때 충분히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이 건과는 별대로 온갖 갖은 구실을 만들어 내 트집잡기를 할 것이 뻔하다. 이 쯤에서 정리하는 것이 더 생산적인 일을 맡는데 더 유리할 것이라 생각된다.

거래 중단을 하더라도 내 스스로도 추천하고 싶지 않은 기업을 다른 사람한테 소개하고 싶지는 않다.

참…젊은 사람이 왜 그렇게 사는지 모르겠다. 나도 자식 키우며 먹고 살아 갈 걱정하는 입장이지만 아무리 윗선에서 내려 온 지시라 할지라도 스스로 판단해서 옳은 일인지 잘 못된 것인지 정도는 판단해야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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