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블로그에 오질 못 하다 주말까지 잡고 있던 기획서 작업을 잠시 멈추고 몇자 적는다. 50명의 직원들과 함께 5년, 그리고 15명 내외 인력으로 나머지 5년(외부 계약직 임원 및 직원 제외) 이렇게 10년째 회사를 운영 중이다.
인원이 많을 때 나름의 재미도 있지만 소수 인력으로 구성했을 때 느끼는 재미 또한 괜찮다. 영업팀을 없애고 시스템 변화를 주면서 핵심 부서(개발팀) 위주로 구성했는데 한 동안 어려움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 내 곁에 있는 우리 법인 이사 포함 회사 직원들은 큰 자산인이다.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어떤 조건도 걸지 않고 선뜻 내 뜻에 함께 동참해 준 사람도 있고, 우리 회사가 가장 힘들었을 때 십시일반으로 경제적 도움을 준 고객사도 700여 곳 된다.
업무 관계로 높은 직위에 있는 임원들을 만나 경우가 있다. 그들 대부분은 상장사에 고용된 전문 경영인들이다. 그들의 일상을 잘 몰랐을 때에는 부럽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본사의 풍족한 자본 지원을 받으며 자신의 플랜(기획)을 마음껏 펼쳐 볼 수 있고, 국내 최고의 인력풀을 가동할 수 있다는 점들이 그런 생각을 갖게 했다. 작은 기업에서는 수 년간 투자를 계획하고 한 프로젝에 뛰어든다는 것은 거의 자살 행위에 가깝다.
오너가 아닌 고용된 입장이라는 것은 반대로 생각하면 언제든지 해고 될 수도 있는 자리다. 최근에 야후 CEO가 전화 한 통화로 해고 통보를 받아 비인간적이라고 논란이 되었던 것 처럼 말이다.(전문 경영인 대부분은 해고가 결정된 경우 즉시 통보한다는 조건이 계약서에 들어가기 때문에 도의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갖게될지는 몰라도 법적으로 비난 받을 일은 못 된다)
고용된 전문 경영인은 분기별 실적 보고라는 스트레스를 견뎌야 한다. 담대한 배짱과 실적 쌓기 자체를 즐길 줄 모른다면(성취감 얻는 방법을 제대로 모른다면) CEO 자리는 쉽지 않다. 이렇게 작은 기업의 오너와 대기업에 고용된 경영인은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어떻게 저런 사람한테 억대의 연봉을 지급하면서 임원으로 고용했을까 싶은 사람들을 볼 때가 그렇다. 조직의 융합과 실적 증대에 대한 고민 보다는 이사진 입맛 맞추기에 능하고 부하 직원들을 쥐어짜는데 뛰어난 재능을 지닌 사람들이다.
물론 그들의 자리에 대해 이해를 못하는 것도 아니다. 집에 자식들은 성장하고 그 만큼 필요한 돈도 많일텐데 자리에서 짤리기라도 한다면 큰 일이다. 그래서 임기 동안 최대한 많은 실적 포장을 하기 위한 보고서와 결과물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중간 관리자라면 이해가 되겠지만 임원이 이런 마인드라면 함께 일하기 쉽지 않다. 년간 플랜으로 완성되어야할 프로젝트를 자신의 임기내에 결과를 보여 줘야겠다는 마음은 이해를 하지만 회사를 위한다면 이 부분을 충분히 상부에 설명하고 계획대로 실행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설령, 자신의 임기에서 완성하지 못하고 후임에게 연결하더라도 조직을 위해서는 옳은 결단을 내려 주는 것이 리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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