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댓글은 본문 글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본문이 필자의 생각을 일방향으로 얘기 중인 것으로 본다면 댓글은 양방향으로 주고 받는 ‘대화’다.
블로그 engagement는 댓글과 공감에서 시작 된다. 상업성을 띄지 않는 블로거들에게 성의 있는 댓글은 큰 힘이 되어 준다. 그런데 요즘 네이버 블로그를 보면 댓글에 대해 회의적이다.
블로그 포스트 내용은 읽어 보지도 않은 형식적이 댓글 천지다. 삭제, 신고 당하지 않을 만큼 정도 수위의 댓글 타입 수 십개를 프로그램에 세팅해 두고 기계적으로 달고 있다.
엔지니어 입장에서 보면 개발이 쉬운 봇(bot) 이기 때문에 누군가 만들어 판매를 한 것으로 보인다.
기계적으로 올린 댓글이 마케팅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 뭘 그런 걸로 신경쓰나? 반문할 수도 있지만 그와 같은 어뷰징을 하는 대행사의 KPI는 engagement가 아니다.
그들의 KPI는 완벽하게 달성하고 있다.
1. 포스트 게시 후 일정 시간 내에 댓글이 달리면 노출 순위에 영향이 간다는 것과 검색 순위 중심으로 읽어 보는 독자는 댓글의 진정성 같은 것에는 관심 없다는 것을 알고 기계적인 댓글 작업을 한다.
오히려 댓글 수가 많이 붙어 있으면 자신이 유명 블로거로 포장 될 수 있음을 역으로 이용한 것이다. (단순 정보 제공 형식의 블로그 포스트 중 이렇게 작성되어 공개 되는 케이스가 수도 없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2. 위 방법이 대행사 자신의 블로그에 댓글 작업을 해서 포장하는 방법이라면 다른 방법으론 불특정 다수의 블로그를 랜덤 방문하면서 답방을 유도하는 앵벌이 댓글을 남겨 서로 협업하는 경우도 있다. 1번이 비교적 지능적인 전문적인 대행사 방법이라면 두 번째 이 방법은 개인 블로거들이 직접 수 작업을 통해 진행한 케이스다.
이들의 아이디를 추적해 보니 특정 인물들끼리 상시 크로스 방문을 해주며 댓글과 공감을 하고 있는 것을 알수 있다. (그 시간에 좋은 소재 찾아 글 한편 더 기획하는 게 나은데- 하기야 네이버 블로그에 온갖 애정 쏟아도 하루 아침에 패널티 받을 수 있으니 대충 그렇게 버티다 버리는 것이 그들한테는 효율적일 것도 같다.)
3. 세 번째는 가장 악질적인 공격형 댓글이다.
경쟁사 블로그에 불이익(이를 테면 네이버 검색 차단)을 주기 위해 공격하는 방법으로 인위적 댓글을 사용한다.
첫번째 방법과 동일하게 특정 블로그 지정 후 집중적으로 댓글을 올린다. 첫번째의 자신의 블로그에 댓글 작업 할 때와 다른 점이라면 동일 아이피와 쿠키로 다양한 아이디를 사용해서 공격한다. (자신의 블로그 작업 때는 아이디 당 아이피와 쿠키를 관리 한다.)
이 정도 운영하려면 일반 개인은 어렵다고 봐야 하고 하드웨어와 자금이 뒷받침 가능한 조직으로 봐야 한다.
그러니 대행 fee 산출 근거가 컨텐츠 기획과 제작 비용이 아니라 어뷰징을 위해 준비한 소요 장비와 비용에 초점이 가 있기 마련이고 글 수준은 아주 낮다.
현명해진 일반 네티즌이 보더라도 너무 뻔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 마케팅 효과는 없다.
KPI는 2가지가 있는데 대행사의 KPI와 광고주의 KPI가 완벽하게 같은 경우는 거의 없다. 위에 소개한 케이스에서는 100% 대행사가 유리한 게임이다.
광고주는 마치 자신의 사업을 위해 구성된 퍼포먼스라 착각하기 좋게 연출 된 것임에도 뭔가 대단한 블로그 마케팅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1년 전과 그 작업을 하고 난 1년 후에 브랜드 경쟁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해 보면 본인들이 느끼게 된다. 불행하게도 대다수는 그 때나 지금이나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상황이 전혀 개선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사이 대행사는 돈 벌만큼 벌고 이미 사라졌다. 그리고 또 다른 아류가(같은 회사 근무 경험있는 직원이 차리는 대행사)나와 또 그 같은 영업을 한다.
5년이 지났지만 네이버 블로그가 글로벌 블로그 플랫폼이 못 되는 이유다. 기업도 글 잘 쓰는 블로거들이 네이버를 떠나는 이유기도 하다.
쓰다 보니 네이버 어뷰징 방법을 자세히 정리한 것 같은데 이 보다 훨씬 더 지능적인 방법으로 오늘도 작업 중인 곳도 많을 것이다.
네이버에서는 댓글 품질 관리에 대한 패턴을 만들고 대응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방치하는 이유는? 애드포스트가 시작 된 후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필자만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