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이 아닌 스스로에게 매일 던져 봐야 할 질문이다. “지금 행복한가?”

오전에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던 글을 옮겨 본다.

직업병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어제 퇴근 길에 듣게 되었다.

버스 기사인 분은 자가용으로 외출을 하면 정류장 지날 때 마다 습관적으로 들어가 정차, 간호사는 만나는 사람 마다 팔뚝에 불거져 나온 힘줄부터 관찰, cctv 설치기사는 밥먹으러 가는 곳 마다 설치된 cctv 각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째려 보다 주인이 도둑으로 오해 하기도 한다고.

내 직업병은 뭘까 생각해 봤다.
만난 사람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 유형과 다음에 나올 단어, 그리고 다음 행동을 추측하는 습관이 있다. 이 사람과 저 사람을 연결해 주면 시너지가 클것 같고, 이 회사의 A와 저 회사의 B를 연결하면 새로운 수익모델이 나올 것 같다 식의 관계망을 그리는 것이다. 직업병에 ‘병’이 붙은 이유는 달고 산다는 의미가 아닐까. 잘 사용하면 놀면서 수익 올리는 것이 직업병 같기도^^

페이스북에서는 구체적으로 기술하지 않았지만 내 습관을 들여다 보면 이렇다.

상대방이 사용하는 단어에 부정형이 많은지? 긍정형이 많은지를 살피고 그 사람이 수행하고 있는 직업과 업무, 주변 관계를 본다. 특히 우리 회사와 거래해야 할 일이 있는 기업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챙겨 보는 편이다. 어려움은 있다. 녹취를 하지 않는 이상 완벽한 단어 구성은 불가능 하다.

비정형 데이터에서 패턴을 찾아 내고 동일 그룹 또는 각 그룹 간에 나온 패턴을 연결하여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일을 하다 보니 오프라인 만남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런 연산을 하게 된다.

‘마스터리(大家)의 법칙’을 쓴 로버트 그린은 이런 말을 했다.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그 사람만이 갈 길이 있다. 자연적으로 짜인 당신 본래의 능력을 충실히 개발하는 것이 바로 운명이자 매스터리(mastery)에 이르는 길이다.
본래적 열정과 무관한 직업을 선택하면 초기에 인생이 편할 수는 있지만 master가 될 수는 없다. 반드시 벽에 부딪힌다. 자신의 본성에 맞지 않기 때문에 10년 정도면 슬슬 마음이 떠나게 된다.

그의 말이 다 맞지는 않겠지만 무서운 말이다. 내가 가야 할 길은 어딘가? 그래서 지금 행복한가? 이 질문을 동시에 던진다. 자연스럽게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연결되고 그 일은 결국 데이터 분석이다. 데이터 분석을 하면서 알게 된 또 다른 사실은 사람의 감정을 나타내는 긍정어와 부정어 사용 빈도와 패턴 즉, 감성 지수의 변동에 따라 어떤 일(계약 건일 수도 있고, 여야 간의 합의문 도출일 수도 있고, 남, 여 간의 결혼 or 이혼율일 수도 있다)의 성공과 실패 확률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타자의 행복을 분석하면서 그 속에서 내 행복을 찾고 있다? 말이 좀 상당히 웃기긴 한데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재미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내에서 아직 이런 데이터 가치에 대해 알고 구매 해 주는 클라이언트가 없다는 것이다.

전국의 학생들이 올리고 있는 블로그 글을 분석해서 그들이 원하는 성적과 학습 방법, 고민 거리, 미래에 대한 열정 등을 분석해서 학습 커리큘럼을 만들어 주고, 진로 상담 효율을 높이고, 자살률을 낮추고 하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일에 예산을 줄려고 하는 곳은 아직 없다.

날씨, 습도, 온도 변화에 따라 감성 지수 변동 패턴을 읽고 그것이 그날 그날 발생하는 살인 사건, 사건 사고,  범죄 지표에 적용 가능하다. 국민들의 감정 상태가 선거 결과와 주가에 영향을 준다. 주주 총회를 언제 개최하는 것이 나은 결과를 가져 올 것인지 예측해 볼 수도 있다.

지금 행복한가?

이런 일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하나 현실적인 문제로 들어 오면 아직 행복하진 않다. 지금의 이 답이 내일, 미래에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는 반대로 현실적 문제에서는 행복하지만 일에 대해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